[리맥스 부동산칼럼]오피스빌딩 시장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
오피스빌딩 시장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공급초과 현상 구조화 가능성 커
도심과 여의도에 신규 빌딩이 초과공급돼 공실률은 늘어나고 있다.
도심 A빌딩의 관리소장 김 모 씨(45)는 요즘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다. 그가 관리하는 빌딩의 4개
층이 장기간 비어 있기 때문이다. 4개 층 모두 5개월 이상 비어 있고 그중 1개 층은 벌써 9개월째
공실로 남아 있다.
요즘 오피스빌딩 시장이 요동친다. 공실 증가와 임대료 하락의 이중고에 시달리는 중이다.
지금까지 부동산 시장에서 빌딩은 투자불패로 통했다.
그러나 근래 이 같은 불패신화에 금이 가고 있다. 자체 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 연면적
3만3000㎡(1만평) 이상 빌딩 327동을 조사한 결과 공실률이 14%가 넘었다. 특히 도심과 여의도는
각각 18.5%, 15.2%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강남 지역은
그나마 8.7%를 기록,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도심과 여의도는 신규 빌딩 입주물량이 계속 쌓이고 있어서 올 연말까지 공실률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빌딩 시장이 임차인 우위 시장으로 완전히 재편되면서 임대 선호도가 떨어지는
빌딩의 경우 타격이 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빌딩 시장의 위축은 임대료에서도 드러난다. 서울 지역 연면적 3만3000㎡ 이상 빌딩의 경우
3.3㎡당 평균 월 임대료가 8만~11만원 선에서 수년째 횡보세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명목임대료에
국한된 통계 착시다. 상당수 빌딩들이 임차인에게 렌트프리 등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실질임대료는 이보다 낮다.
서울 빌딩 공실률 14% 이상
근래 대형 빌딩이 집중 공급된 도심과 여의도의 경우 신규 빌딩을 중심으로 렌트프리가 일반화되는
추세다. 이들 지역은 1년에 2~4개월 정도의 렌트프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다. 사정이
조금 나은 강남은 1~2개월 선.
요즘엔 빌딩 주인들이 신규 임차인을 위해 렌트프리 제공, 인테리어비 지원뿐 아니라 기존 빌딩과
계약을 중도 해지할 시 발생하는 손해배상금까지 지원해준다. 이 같은 다양한 서비스로 임대료를
떠받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오피스 시장은 공급이 너무 많다. 지난 4~5년간 특히 도심과 여의도에 공급량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우선 도심에선 중구 수하동 페럼타워(5만5600㎡)가 2010년 첫 포문을 연 이후 바로 그 옆에
센터원이 준공됐다. 센터원은 연면적 16만8000㎡로 도심에서 최대 규모의 빌딩으로 등극했다.
또 2012년엔 종로구 중학동에 The K-Twin타워(8만3819㎡)가 준공됐다.
올해 들어서는 종로구 광화문에 KT 광화문빌딩 이스트가 입주하는 등 지난해 종로1가 그랑서울
(GS건설 등 입주) 등 프라임급 오피스빌딩들이 대거 문을 열었다.
여의도의 경우 IFC 1, 2, 3차가 연이어 들어섰고 전경련신축회관 또한 준공됐다.
대형 빌딩이 줄줄이 들어섬에 따라 공급초과 현상이 구조화되면서 공실률은 더 상승하고,
임대료는 하락하는 등 오피스 임대 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오피스 수요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인 사무직 종사자 수 또한 정체 양상이다.
서울 지역의 오피스빌딩 수요 추이와 전망은 서울시의 ‘사무직 노동자 수의 추이와 전망’ 보고서에
잘 나타나 있다.
사무직 노동자 수의 경우 2010년을 기점으로 완만한 곡선으로 바뀌었고, 지난해를 고비로 정체
양상을 빚고 있다.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사무자동화의 영향으로
고용 없는 성장의 특징이 나타나 향후 오피스 수요의 정체 양상은 구조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리맥스코리아 편집부]
리맥스 코리아 편집실